마음 편안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을 억누르는 두꺼운 노트를 서둘러 버리는 것이 좋다.
철학자들의 비밀 노트
계곡을 떠나, 다시 산을 오른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도 하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기분 좋은 좁은 산길을 지난다. 왼편 산 언덕과 오른편 가파른 경사 사이에 만들어진 좁은 길은 신비롭다. 지금 이 순간 산을 오르는 것은, 사람들이 가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인가. 이 산을 오르면, 평지에는 없는 것, 산에 오른 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고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가을 소나기다. 나뭇잎은 그 비를 머금고 깨끗한 모습을 자랑하듯이, 붉고, 노란 그리고 아직은 남아있는 푸르름을 더욱 드러내고 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나뭇잎이 머금던 빗방울이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바위 아래 조금은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잠시 비를 피하지만, 오늘 가야 하는 산장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다.
[우리가 알고 깨달아야 할 진리가 너무 많지 않은가. 죽을 때까지 그것을 모두 알고 죽을 수 있을 것인가?]
죽음 앞에서, 모든 진리를 다 안다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진리를 깨닫기 위한 삶은 최악이다.
철학이 학문화된 후, 학자들은 자기 학문 깊이를 지식 양으로 판단하여, 자신과 관련된 철학적 사고 전문 분야에 관한 한, 자기 기억력을 능가하는 학자는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열심이다. 이 확신을 위해, 그는 자기 학문 영역을 벗어나는 인식 세계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그들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더욱더 자신의 한정된 학문 영역에만 몰두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 영역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설득하려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자기 대부분 시간을 소비한다. 그는 자기 영역에 만족해하면서, 마치 제한된 사냥 영역을 갖는 육식 동물과 같이, 자기 영역이 누구에게도 침범당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한다.
인문학자,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 시대를 냉철히 바라보며 거짓 없이 삶과 사람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논리적,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불분명함으로 흐릿해져 가는 세상 속 멋진 삶의 복원을 지향한다.